한겨레 1999년06월29일10시21분 등록기사
[흐름] 국내외 지역통화 운동 현주소
80년대 초 캐나다에서 시작한 지역통화운동은 전세계로 번져나갔다. 지역통화 연구자들은 현재 세계적으로 1000여개의 지역통화체계에 10만명이 넘는 회원들이 가입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90년대 들어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이들은 필요에 따라 지역통화에 녹색달러, 아워즈(시간), 미래통화, 생태화폐 따위 다양한 이름을 붙여 쓰고 있다.
영국에서는 92년 5개의 지역통화체계가 있었으나 94년 말 275개를 거쳐 현재는 350여개로 늘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90년 34개이던 것이 지금은 200개가 넘는다. 영국에서 1년 동안 이뤄지는 거래활동 규모도 210만파운드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전세계 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야 아직 보잘 것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지역통화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현상들은 이밖에도 많다. 거래 물품과 서비스의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다. 가사 서비스에서부터 물품 제공, 각종 교육프로그램까지 지역통화로 거래되고 있다. 소매점은 물론 지방기업이 지역통화로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지난해 3월 미내사가 처음으로 지역통화체계를 도입했다. 미내사에는 현재 350여명이 지역통화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그 뒤 시민운동단체들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이 시스템을 도입해, 이젠 10여개가 운영중이다. 그러나 빠른 조직 확대에 비해 실질적인 거래활동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내사만이 다달이 5건 안팎의 거래가 이뤄질 뿐, 나머지 조직에서는 거래가 매우 드문 형편이다.
미내사 이원규 사무국장은 “아직 거래품목이 적은 데다 회원들이 이런 거래방식이 탈없이 이뤄질 수 있을지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거래가 발생하지 않아도 꾸준히 홍보하고 교육한다면 2년 뒤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안정성장의 궤도에 오르듯 이 운동도 `신뢰의 분기점'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영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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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내사소개
